인삼 재배를 위해서는 1년이상 인삼 재배 예정지를 녹비와 유기물로 관리하게 된다. 이러한 관리는 기존 농지뿐만 아니라 개간지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인삼재배에서는 화학비료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또 인삼 자체가 화학비료를 싫어하기 때문에 토양 유기물 관리가 인삼 재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축분 등 다양한 유기물이 시용되어 왔다. 그러나 축분 등은 과다하게 시용되면 토양에 양분과다를 초래하여 인삼에 생리적 장해는 물론 토양병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토양에서 유기물 함량 증가를 위하여 볏짚 등의 안전한 유기물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물성 유기물은 종류마다 양분 함량이 다르고 대체로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용량을 조절하고, 부족한 성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각 식물성 유기자원별로 이들의 시용기준과 시용에 따른 불완전한 양분 균형을 조절해 주어야 한다.


개간지를 볏짚, 유박, 왕겨 왕겨숯 등의 식물성 유기물로 개량하면 토양 pH는 인삼 생육에 적정 범위인 5.0-6.0 정로로 유지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개량의 필요성은 없다. 또한 이들 유기물은 전기 전도도도 적정범위인 0.5 ds/m 이하로 개량하여서 전기 전도도 과다로 인한 생리장해 염려는 없다. 그러나 토양유기물의 경우에는 적정 범위인 10-20 g/kg 수준까지 높이지 못하기 때문에 완숙 퇴비나 녹비 등으로 유기물 함량 증가를 꽤해야 한다. 치환성 K의 경우에도 적정 범위인 0.3-0.7 cmol+/kg 까지 함량을 높이지 못하여서 이들 무기성분을 함유한 유기 자재를 추가로 투입할 필요성 있 이다. 인산의 경우에도 유박 0.2톤/10a 이상을 처리하지 않으면 적정 유효인산 함량인 100-250 mg/kg 수준까지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재 투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칼슘과 마그네슘은 이들 유기물로 적정 수준까지 개량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재 투입의 필요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볏짚, 유박, 왕겨 왕겨숯 등으로 개간지를 개량할 경우 유기물, 인산, 칼리 등의 양분 함량을 증가 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구분

pH

EC

 

유기물

 

질산태질소

 

유효인산

 

치환성양이온(cmol+/kg)

 

(ds/m)

 

(g/kg)

 

 

(mg/kg)

 

 

(mg/kg)

K

 

Ca

Mg

기준

부족

5.0이하

-

10이하

-

100이하

0.3이하

3.0이하

1.0이하

적합

5.0-6.0

0.5이하

10-20

50이하

100-250

0.3-0.7

3.0-5.0

1.0-2.0

허용범위

6.0-6.5

0.5-1.0

20-30

50-100

250-400

0.7-1.0

5.0-6.5

2.0-4.0

과다

6.5이상

1.0이상

30이상

100이상

400이상

1.0이상

6.5이상

4.0이상

 

 

 

 

 

 

 

 

 

볏짚퇴비 1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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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퇴비 2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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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퇴비 4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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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 0.1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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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 0.2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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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박 0.4t/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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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 1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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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 2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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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 4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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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숯 1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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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숯 2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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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겨숯 4kL/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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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 o 적합; v 허용범위; + 과다

인삼 재배예정 개간지에서 식물성유기물에 의한 토양화학성 변화


- 박기춘

 

  흙에는 돌과 모래도 있지만 주로 지름이 0.002 mm이하인 아주 작은 알맹이가 대부분이다. 황토 흙가루를 만졌을 때 부드러운 촉감의 가루가 바로 이 흙 알맹이다.


  하나의 작은 흙 알맹이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층 사이에 양분과 물이 들어가고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공간의 위치에 따라 환경이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땅의 정상적인 흙에서는 양·수분을 보관하고 있다가 식물이 필요로 할 때 내어주고, 필요없을 때에는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흙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옛날에는 인위적으로 양분을 공급하거나 과잉공급될 염려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막대한 양의 곡물이 수입되고 산업기술의 발달로 질소 등의 화학비료를 무한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이 원하면 얼마든지 흙에 양분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은 식물의 양분 공급을 위해서 또는 처분하기 위해서 흙에 들어가고 있다. 사람이 과식한 것처럼 흙이 양분을 과식한 상태이다


  식물이 자라나기 위해서는 햇빛이나 물과 같은 자연 조건 외에 많은 양분을 흙에서 흡수한다. 인간은 더욱 많은 생산을 위해서 필요이상의 양분을 흙에 공급하고, 과잉 공급된 양분은 식물이 과잉 섭취하게 된다. 스스로 제 몸을 단단하게 키울 새도 없이 주는 대로 과식한 식물은 연약하게 자란다.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 농산물은 소비자가 외면하게 되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불신이 쌓이게 한다. 또한 흙은 과잉 섭취한 양분을 품고 있지 못하고 개울과 강에 내보내어 물을 오염시키고, 지하수도 오염시켜 청색증 같은 병을 일으키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천진난만하게 물장구치며 놀던 개울과 강, 맨발로 뛰어놀던 흙은 우리의 어린 시절 추억 속에서나 들춰볼 수 있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의 정서는 점점 메말라갈 것이다. 흙을 과식하게 한 인간의 행동은 흙 그 자체를 못살게 할뿐만 아니라 결국엔 우리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고 인간관계를 상하게 한다.


  최근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통해 농촌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자원순환 및 친환경 안전성 확보 기술을 개발하는 등 농업을 통한 녹색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과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주춧돌이자 생명과 환경의 중심인 흙은 농업의 녹색성장 실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다.


  흙은 바로 내 이웃이고, 먹고 숨쉬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며, 유한한 자원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흙을 계속 이용하려면 사랑하는 자식을 과식시키지 않듯 흙도 과식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어린아이를 보듬는 부모의 손길로 흙을 돌보고, 애정 어린 눈길로 보살필 때 비로소 흙의 건강하고 씩씩한 숨결을 영원히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최동로

 

1. 인삼예정지 관리의 필요성

  인삼의 파종 또는 이식을 위하여 파종 또는 이식하기 1~2년 전에 토양을 관리하는 것을 인삼예정지 관리라고 한다. 인삼 예정지 관리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녹비를 재배하여 적당한 시기에 갈아엎거나, 갈이를 5~10월중에 15회 이상 15cm 이상 깊이로 갈아엎는 것이다. 또한 질소성분이 적고 완효성인 짚, 활엽수 잎, 완숙퇴비 등을 넣고 갈어엎어 주는 것도 중요한 예정지 관리방법의 하나이다. 예정지 관리는 토양을 개량할 목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예정지 관리전후에 토양조사를 실시하여 관리방법을 정하거나 예정지 관리 적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토양 시료를 채취하여야 한다.


2. 토양시료 채취 목적

  토양시료의 채취목적은 시료채취 대상 토양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있으며 그 정보는 그 토양(모집단)을 대표하여야 한다. 그런데 대상 토양인 모집단은 좁게는 수 m2 로부터 넓게는 전 국토가 될 수도 있으며 분석종류에 있어서도 한 종류로부터 수십 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집단 전체를 분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우리들이 바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시료채취인 것이다.

  또한 토양은 수직으로나 수평적으로 불균일성을 갖는 이질성의 자연체이기 때문에 토양시료를 채취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시료채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사실을 명심해 두고 신중하고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3. 시료채취방법

  작토층은 토성, 작물, 파종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근권의 개념을 살린다면 작토층의 표토를 채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정지 토양 시료채취 시기는 작물 수확 직후 채취하고, 검정결과에 따라 예정지 관리 1년 후 다시 채취하여 검정한다.

   토양을 고려하여 동일토양 (300~900평 기준)에서 복합시료 1점을 채취한다.  시료량은 1~2kg 이면 충분하나 동일 포장(필지)에서 10~20개소의 흙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한 다음 15cm 깊이로 채취하여 잘 혼합한다.

 

4. 시료의 건조 및 조제방법

  그늘에서 깨끗한 비닐이나 종이 위에 펴서 서서히 건조시킨다. 흙덩어리는 고무망치를 이용하여, 곱게 빻은 후 2mm 체를 이용한다. 조제가 끝난 시료는 500g정도 비닐봉투에 담는다.


5. 검정의뢰

  농업기술센터 및 토양검정기관(도 농업기술원 등)에 조제한 시료를 의뢰한다.  토양검정 분석결과는 반드시 발급 받아 보관해야 한다.  토양분석 결과 의문사항은 검정기관에 문의하도록 한다.


6. 유의 사항

  다음 지역은 인삼 재배에 부적합하므로 예정지 선정시 제외하도록 한다.

  - 광산 인근지역, 생활하수 유입지역, 공사장 주변 토사, 공장폐수 유입 우려 지역 및 환경오염지 또는 우려지역

  대단위 인삼을 재배하는 지역(GAP 시범 사업지역 등)에서는 필요에 따라 토양 중금속 오염도 검정과 수질 분석을 전문 기관에 의뢰 추가로 분석할 수 있다. (단 ’06 계열화 사업 참여농가는 분석 결과 성적서 첨부 의무화)

   ① 토양 중금속 분석 : 카드뮴, 구리, 비소, 아연, 니켈 등

      - 관련 근거 : 토양환경보전법 제 4조 2 동법시행규칙 제 1조 4

       ※ 분석기관 : 도 농업기술원 등 분석 기능을 가진 GAP 인증기관

   ② 수질 분석 : 농업용수 수질 환경 기준에 의거 (하천수, 호소수, 지하수)

      - 관련 근거 : 환경정책 기본법 제 10조 제 2항 동법 시행령 제 2조

       ※ 분석기관 :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 분석 기능을 가진 GAP기관


- 박기춘


 

생물이 살고 있는 어디에나 토양 미소동물이 존재할 수 있다. 토양 미소동물이란 흙에 사는 1mm 전후 크기의 작은 동물로, 주로 깊이 10cm 사이에 주로 서식한다. 인삼은 다른 작물과는 다른 환경 즉, 해가림 시설하에서 자라고, 원칙적으로 화학비료가 사용되지 않는 환경하에서 자라기 때문에 인삼밭 토양생물들의 분포도 일반 토양과 다를 수 있어 인삼 밭의 토양 생물들의 분포와 역할을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인삼과에서는 인삼의 건전한 생육을 위해 해가림 시설내의 인삼 재배지 토양에서 살고 있는 토양 미소동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인삼밭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톡토기, 응애, 선충 등의 토양 미소동물들이 많이 발견됐었다. 인삼을 2~5년간 이식 재배한 인삼밭에서는 평방미터당 톡토기 100~16,000마리, 응애류 800~16,000마리, 선충은 토양 1g당 0.3~5.1마리가 관찰됐다.


  다른 일년생 작물을 재배하는 토양에서는 화학비료 등의 사용으로 단기간의 양분공급이 가능하지만, 인삼은 인삼산업법에 의해 화학비료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양분은 주로 땅속 생물들의 유기물 분해를 통해 공급된다. 인삼을 수년간 재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양분을 만드는 이들 토양 미소동물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대부분의 토양 미소동물은 유기물 분해, 병원균 포식, 탄소저장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들 생물은 인삼 만들기의 중요한 일꾼이라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인삼과에서는 인삼 토양에 살고 있는 다양한 토양 미소동물들을 연구하여 인삼을 건전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토양 생물생태를 유지·보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소비자는 건강한 인삼을 먹고, 생산자는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토양 미소동물 연구를 통해 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인삼의 건전한 생육을 저해하는 해충들을 막을 방법을 밝혀내 생태적으로 건전한 인삼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개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흔히들 사람이 인삼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일반 작물의 경우에는 기후가 그해 농사의 풍작과 흉작을 좌우하기 때문에 하늘이 키운다고도 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삼은 일반 사람들의 생각처럼 사람이 키우는 작물도 하늘이 키우는 작물도 아니다. 이는 우리가 인삼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인삼을 재배를 할 때, 사람은 해가림 시설을 하고 종자를 심거나 모종을 옮겨 심고, 잡초를 뽑고, 병해충의 피해를 막는 등의 일들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이 이런 피상적인 작업을 보고는 인삼은 사람이 키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시각에서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인삼의 입장은 다르다. 일단 한번 옮겨 심겨지거나 종자로 파종된 인삼은 한자리에서 길게는 5년간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봄이 되면 싹이 트고 5월면 꽃이 피고 7월 말이면 맺혀진 종자가 성숙하는 등 다음 여름내 내 무성하게 자라다가 늦가을이 되면 잎이 지고 그 자리에서 깊은 잠에 들어간다. 이렇게 모든 것이 몇 년간 뿌리 내림을 허락하고 있는 흙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 인삼의 입장에서는 인삼 자신을 돌보고 키워주는 이는 흙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누가 인삼을 돌보는가? 물론 사람들이 줄기와 잎의 병해충을 막기 위해 봄부터 몇 달간 인삼을 돌보고 방제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흙이 감싸고 있는 인삼의 뿌리는 사람이 어떻게 관리할 수가 없다. 오직 몇 년 동안 같이 살아 숨쉬는 흙만이 인삼 뿌리를 돌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잎과 줄기는 뿌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불과하다. 그리고 잎과 줄기의 건강함 조차도 흙과 그 속에 있는 뿌리가 많이 좌우한다.


  그래서 사람은 인삼을 키우는 것이 아닌, 흙이 인삼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삼은 화학비료 사용이 금지 되어 있고, 인삼이 자라고 있는 동안에는 흙을 어찌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작물보다 흙의 관리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래서 인삼을 심기 전에 좋은 퇴비를 흙에 넣고 수단그라스 또는 호밀 등을 재배하며, 수시로 갈아 업는 등의 일을 하여 양질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요즘 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체, 흙 관리가 점점 소홀해져 아쉬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쉽고 빠른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자 하는 욕망과 토양 관리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에 대한 현실적 부담, 젊은 농업인의 부족, 흙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지도자의 감소 등의 여러 이유가 흙 관리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현실적인 여건을 외면할 수 없지만, 인삼 재배에서 흙은 우리가 인식을 하든 그렇지 않든 가장 중요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재배자는 이러한 의식을 갖고 흙 관리에 신중을 다하여야한다. 그리고 고품질 인삼생산을 위해 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토양화학성, 토양동물과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인삼 종자 하나가 싹이 터서 일생을 살아가는 한 세월은 우리 인간의 삶 특히 우리 민족의 삶과 많이도 닮아 있는 듯하다. 인삼이 천년이 넘는 세월을 우리 민족과 함께해서 일까? 우리 민족은 인삼의 효능을 알고 나서 지금까지 줄곧 이용해온 가장 대표적인 약용 식물이다. 그래서인지 인삼의 일생과 우리의 일생을 대비해보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으로 보인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면서 보통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60살이고, 인삼이 일반적으로 사람의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4년생까지라고 할 수 있다.


10세까지의 아이와 금방 수확한 인삼 종자

우리가 태어나면 엄마 품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라는 것이 10살 전후까지로 보인다. 엄마 품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시기이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부모와 사회의 보호 속에서 양육되는 시기이다. 이와 비슷하게, 인삼은 7월 하순에 종자가 익으면 자연상태에서는 토양에 떨어져 흙속에 묻혀서 흙속의 수분으로 몸을 촉촉하게 유지한다. 인위적으로는 모래와 섞여서 서늘한 곳에서 가을에 파종할 때까지 공급되는 수분으로 몸에 수분을 유지하면서 지낸다. 흙과 사람의 보살핌 속에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개갑이라고 하는데, 딱딱한 종자 껍질을 약간 벌어지는 만드는 씨눈틔우기 작업이다. 생리적으로 보면 종자는 이 시기에 성숙하게 되어 가을에 파종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기의 아이와 인삼종자의 휴면

아이가 10살이 넘어서면 엄마의 간섭을 싫어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성숙해간다. 이 시기가 아이에게는 역경의 시기이기도 해서, 깊이 고민하면서 역경을 극복해야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 인삼의 경우, 개갑한 종자가 가을에 파종한다고 해서 바로 싹이 트지는 않는다. 바로 싹이 트면 겨울동안 얼어 죽을 것이다. 그래서 인삼 종자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지나야 봄에 싹이 튼다. 이것을 휴면타파라고 하는데, 휴면이란 종자 개갑후 발아하기 위해 일정기간 저온기간을 거치는 현상을 말하고, 휴면타파는 저온으로 이 휴면현상을 없애서 종자가 봄에 싹이 틀 수 있게 하는 조치이다. 이런 겨울의 추운 온도를 거치지 않도록 따뜻한 곳에 보관하면 종자는 봄에 싹을 틔울 수 없다. 청소년기를 고민 없이 보낸 청년이 잘 자랐다고 할 수 없듯이.


청년기의 20대와 1년생 인삼

20대가 된 청년은 대학교나 사회로 진출하여 성인으로서 청년기를 보내게 된다. 사회인으로서의 신출내기인 것이다. 건강한 몸과 자신감으로 가득찬 이 청년은 호기있게 세상과 맞설것이다. 실패도 경험하겠지만 이 시기에 축적된 경험은 그 뒤의 사회생활에 밑거름이 된다. 개갑과 휴면타파 과정을 거친 인삼 종자는 밭에서 4월 봄에 싹이 트는데 이때 두 개의 떡잎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잎이 나온다. 이렇게 어린 상태에서 초여름이 지나고 장마기를 거쳐서 가을까지 이르는데, 봄에는 한창 자라고 있는 시기여서 병이 잘 걸리지 않다가 다 자란 7월 이후에는 더운 날씨와 약해지는 몸 상태가 겹쳐서 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병이 발생한다고 인삼이 죽지는 않는다. 다만 낙엽이 일찍 될 뿐이다. 대부분의 인삼은 가을에 줄기와 잎이 시들고 내년 봄을 기다린다. 첫 시련을 이겨낸 것이다. 20대를 잘 격어낸 청년은 이제 정신적·육체적으로 밑천이 두둑하듯이


30대의 사람과 2년생 인삼

30대가 된 청년은 결혼을 하기도 하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아직까지는 의무보다 권한을 더 주장하는 시기이고, 스스로 자리를 찾아서 일도 열심히 하게 된다. 2년생이 된 인삼은 봄에 여지없이 새싹을 틔운다. 다만 지난해에 잘 자라지 못하고 잎이 일찍 시든 개체는 싹이 연약하게 나온다. 인삼이 연약하게 자라는지 건강하게 자랄지는 심겨진 토양 조건이 주로 좌우한다. 양분을 과다하게 가지고 있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는 흙에서는 대체로 건강하게 자란다. 환경이 좋은 봄에는 잘 자라면서 지내다가 더운 여름에 고생을 좀 하고 다시 가을을 맞이한다. 여름을 잘 넘긴 잎들은 인삼 뿌리를 더 굵게 만든 후 다시 시든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30대에 배울 곳이 많은 좋은 환경의 직장에서는 자기를 더욱 성장시키듯이.


불혹의 40대와 3년생 인삼

40대에 접어든 인생은 불혹이라고 했지만 신체가 건강한 요즘의 40대는 권리보다 의무를 더 짊어지고 가정과 사회를 위해서 한창 일하고, 또 자기개발을 위해서도 시간을 내어야 하는 2중 부담을 가지고 지내는 시기이다. 또 한편으로는 일로 자신을 혹사한 40대, 특히 우리나라의 40대 직장인은 건강에 대한 위험 신호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3년째에 접어든 인삼은 뿌리가 40g 전후의 굵기로 자라는데, 3년생도 2년생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일부 인삼은 종자를 한두 개 맺기도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종자를 맺는 4년생이 되기 위해 뿌리를 열심히 키우는 해이다. 이때 잘 자란 인삼이 내년에 충실한 종자를 맺을 수 있다. 이 시기에 기반을 잘 닦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부모 봉양과 자식 양육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듯이.


퇴직을 생각하는 50대 인생과 종자를 맺는 4년생 인삼

50대에 접어든 일반적인 직장인은 퇴직후도 걱정이 되지만 우선 마주하고 있는 일과 가사에 집중하면서 아들딸 교육에 돈도 많이 들어가고 딸은 퇴직전에 결혼하기를 희망하는 시기이다. 그래야 부모로서 역할을 다 했다고 느끼는 우리이다. 드디어 4년생 인삼이 되는 봄에는 잎이 왕성하게 펼쳐지고 6월에 꽃이 피고 수정을 하여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대체로 빨간 종자가 열리지만 금풍 등의 품종은 노란 종자를 맺기도 한다. 7월 하순에는 한 뿌리당 10개 이상의 종자가 익어서 인삼 농사를 짓는 사람은 이때 종자를 주로 수확한다. 5년생 이상에서도 종자를 수확하지만 4년생 종자가 가장 개갑이 잘 된다고 하여 선호한다. 또 인삼은 4년생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하게 되는데, 4년생 가을에 수확을 하게 되면 인삼의 일생은 마감하게 된다. 물론 6년근 재배가 많이 있고, 산삼은 100년까지도 자란다고 하지만, 생리적으로 보면 4년생까지가 사람의 도움이 많이 없이도 인삼이 건강하게 잘 자라니까. 50대까지 건실하게 산 사람은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건강도 유지하고 후대에 대한 의무도 마쳐가는 시기이듯이.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인삼, 그 삶이 우리네 삶과 닮아있는 듯한 모습이 너무나도 경이롭지 않은가?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하면서 한민족과 인삼이 서로 동화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삼은 우리의 건강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서 인간이 인삼을 계속 번식시켜 보존하도록 유도해왔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가? 호랑이와 개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의 보호를 받은 개는 엄청난 종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호랑이의 개체수는 동물원에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던가?

- 박기춘

 

 사람도 잘 먹어야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 듯, 우리가 키우는 대부분의 작물도 역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수확량과 왕성한 발육을 위해 인위적으로 많은 양의 양분을 투입한다. 그러나 인삼은 다르다. 농업인들은 흔히 "인삼을 재배할 때는 토양에서 비료성분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비료성분을 주기는커녕 기존에 있는 것도 제거하고자 노력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삼을 재배하기 좋은 토양의 조건은 질산태 질소 50dS/m 이하, 인산 100mg/kg 이하, 가리 0.3cmol+/kg 이하 이다. 그에 비해서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주산지 토양에서는 이들 각각의 성분함량이 100, 500, 1.0 이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삼 토양의 3~10배나 되는 량이다. 이렇게 인삼 재배에 적당한 토양은 다른 작물에 비해 비료성분이 매우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삼밭은 인삼을 심기 전에 예정지 관리라고 하여 호밀이나 수단그라스 등의 작물을 심어서 완전히 익기 전에 땅에 갈아엎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토양에서 이온형태로 떠다니는 질소, 인산, 가리 등의 무기화학성분을 유기물 형태로 바꿔서 토양 속에 많은 화학성분이 녹아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렇다고 인삼에 양분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인삼도 생물이기에 적당한 양분을 흡수해야만 잎이 광합성으로 만들어내는 탄수화물과 결합하여 양분을 축적하고 진세노사이드 등의 인삼 고유의 성분 등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인삼은 화학비료를 조금만 과잉 공급해도 병에 쉽게 걸리거나 붉은 색깔로 뿌리가 변하게 하여 상품가치를 떨어뜨린다.


 인삼은 양분 과잉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많아도 잘 생육하지 못한다. 즉, 물 빠짐이 좋은 땅에서 잘 자라는 것이다. 비가림 시설로 인삼에 직접적으로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토양 속으로 흡수된 물만 섭취 하는 것이 인삼 생육에 더 알맞다.


 빛은 어떤가? 인삼은 원래부터 높은 온도와 강한 빛을 싫어한다. 그래서 인삼밭하면 떠오르는 검은 해가림 시설이 말해주듯, 인삼은 빛이 많아도 자라기가 힘들다. 자연광에 그대로 지상부가 노출되면 잎 가장자리부터 갈색으로 변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면 죽는다.


 이렇게 식물의 생장에 필수요소인 양분, 수분, 광 등의 과잉 조건에 견디기 힘들어하는 인삼의 특징은 인삼 재배자들을 한없이 겸손하게 한다. 다른 작물처럼 수확을 많이 하고 싶어서 여러 요소를 과잉 투여를 하면 오히려 생산량은 줄어 들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삼 재배를 처음 시작 할 때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인삼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양분 등의 힘으로 수동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빌려 우리가 원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성분을 만드는 능동적인 삶을 산다. 소비자는 인삼이 그러한 환경 하에서 자라는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아주면 인삼도 뿌듯해 하지 않을까하는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인삼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에 딱 어울리는 작물이 아닌가싶다. 이렇게 욕심이 없는 인삼을 먹으면 우리도 욕심 과잉의 시대에 욕심을 줄일 수 있는 기운을 얻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기춘



 

인삼 종자 하나가 싹이 터서 홍삼이 되기까지 일생을 살아가는 한 세월은 우리 인간의 삶 특히 우리 민족의 삶과도 유달리 아주 많게 닮아 있는 듯하다. 인삼이 천년이 넘는 세월을 우리 민족과 함께해서 일까? 우리 민족이 효능을 알고 나서 지금까지 줄곧 이용해온 가장 대표적인 약용 식물이 인삼이다. 그래서인지 인삼의 일생과 우리의 일생을 대비해보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발상으로 보인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면서 보통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60살이고, 인삼이 일반적으로 사람의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4년생까지라고 할 수 있다.


10세까지의 아이와 금방 수확한 인삼 종자

  우리가 태어나면 엄마 품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자라는 것이 10살 전후까지로 보인다. 엄마 품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시기이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부모와 사회의 보호 속에서 양육되는 시기이다. 이와 비슷하게, 인삼은 7월 하순에 종자가 익으면 자연상태에서는 토양에 떨어져 흙속에 묻혀서 흙속의 수분으로 몸을 촉촉하게 유지한다. 인위적으로는 모래와 섞여서 서늘한 곳에서 가을에 파종할 때까지 공급되는 수분으로 몸에 수분을 유지하면서 지낸다. 흙과 사람의 보살핌 속에 있는 것이다. 이 과정을 개갑이라고 하는데, 딱딱한 종자 껍질을 약간 벌어지게 만드는 씨눈틔우기 작업이다. 생리적으로 보면 종자는 이 시기에 성숙하게 되어 가을에 파종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기의 아이와 인삼종자의 휴면

  아이가 10살이 넘어서면 엄마의 간섭을 싫어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성숙해간다. 이 시기가 아이에게는 역경의 시기이기도 해서, 깊이 고민하면서 역경을 극복해야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 인삼의 경우에도, 개갑한 종자를 가을에 파종한다고 해서 바로 싹이 트지는 않는다. 바로 싹이 트면 겨울동안 얼어 죽을 것이다. 그래서 인삼 종자는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지나고 봄에서야 싹이 튼다. 이것을 휴면타파라고 하는데, 휴면이란 종자 개갑후 발아하기 위해 일정기간 저온기간을 거치는 현상을 말하고, 휴면타파는 저온으로 이 휴면현상을 없애서 종자가 봄에 싹이 틀 수 있게 하는 조치이다. 이런 겨울의 추운 온도를 거치지 않도록 따뜻한 곳에 보관하면 종자는 봄에 싹을 틔울 수 없다. 청소년기를 고민 없이 보낸 청년이 잘 자랐다고 할 수 없듯이 말이다.


청년기의 20대와 1년생 인삼

  20대가 된 청년은 대학교나 사회로 진출하여 성인으로서 청년기를 보내게 된다. 사회인으로서의 신출내기인 것이다. 건강한 몸과 자신감으로 가득찬 이 청년은 호기있게 세상과 맞설 것이다. 실패도 경험하겠지만 이 시기에 축적된 경험은 그 뒤의 사회생활에 밑거름이 된다. 개갑과 휴면타파 과정을 거친 인삼 종자는 밭에서 4월 봄에 싹이 트는데 이때 두 개의 떡잎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잎이 나온다. 이렇게 어린 상태에서 초여름이 지나고 장마기를 거쳐서 가을까지 이르는데, 봄에는 한창 자라고 있는 시기여서 병이 잘 걸리지 않다가 다 자란 7월 이후에는 더운 날씨와 약해지는 몸 상태가 겹쳐서 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병이 발생한다고 해서 인삼이 다 죽지는 않는다. 다만 낙엽이 일찍 될 뿐이다. 대부분의 인삼은 가을에 줄기와 잎이 시들고 내년 봄을 기다린다. 첫 시련을 이겨내는 것이다. 20대를 잘 겪어낸 청년은 이제 정신적·육체적으로 밑천이 두둑하듯이


30대의 사람과 2년생 인삼

  30대가 된 청년은 결혼을 하기도 하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아직까지는 의무보다 권한을 더 주장하는 시기이고, 스스로 자리를 찾아서 일도 열심히 하게 된다. 2년생이 된 인삼은 봄에 여지없이 새싹을 틔운다. 다만 지난해에 잘 자라지 못하고 잎이 일찍 시든 개체는 싹이 연약하게 나온다. 인삼이 연약하게 자라는지 건강하게 자랄지는 심겨진 토양 조건이 주로 좌우한다. 양분을 과다하게 가지고 있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는 흙에서는 대체로 건강하게 자란다. 환경이 좋은 봄에는 잘 자라면서 지내다가 더운 여름에 고생을 좀 하고 다시 가을을 맞이한다. 여름을 잘 넘긴 잎들은 인삼 뿌리를 더 굵게 만든 후 다시 시든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30대에 배울 곳이 많은 좋은 환경의 직장에서는 자기를 더욱 성장시키듯이.


불혹의 40대와 3년생 인삼

  40대에 접어든 인생은 불혹이라고 했지만 신체가 건강한 요즘의 40대는 권리보다 의무를 더 짊어지고 가정과 사회를 위해서 한창 일하고, 또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시간을 내어야 하는 2중 부담을 가지고 지내는 시기이다. 또 한편으로는 일로 자신을 혹사한 40대, 특히 우리나라의 40대 직장인은 건강에 대한 위험 신호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3년째에 접어든 인삼은 뿌리가 40g 전후의 굵기로 자라는데, 3년생도 2년생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일부 인삼은 종자를 한두 개 맺기도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종자를 맺는 4년생이 되기 위해 뿌리를 열심히 키우는 해이다. 이때 잘 자란 인삼만이 내년에 충실한 종자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에 기반을 잘 닦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부모 봉양과 자식 양육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듯이.


퇴직을 생각하는 50대 인생과 종자를 맺는 4년생 인삼

  50대에 접어든 일반적인 직장인은 퇴직 후도 걱정이 되지만 우선 마주하고 있는 일과 가사에 집중하면서 아들딸 교육에 돈도 많이 들어가고 딸은 가급적 퇴직 전에 결혼하기를 희망하는 시기이다. 그래야 부모로서 역할을 다 했다고 느끼는 우리이다. 드디어 4년생 인삼이 되는 봄에는 잎이 왕성하게 펼쳐지고 6월에 꽃이 피고 수정을 하여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대체로 빨간색 종자가 열리지만 금풍 등의 품종은 노란색 종자를 맺기도 한다. 7월 하순에는 한 뿌리당 10개 이상의 종자가 익어서 인삼 농사를 짓는 사람은 이때 종자를 주로 수확한다. 5년생 이상에서도 종자를 수확하지만 4년생 종자가 가장 개갑이 잘 된다고 하여 선호한다. 또 인삼은 4년생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하게 되는데, 4년생 가을에 수확을 하게 되면 인삼의 일생은 마감하게 된다. 물론 6년근 재배가 많이 있고, 산삼은 100년까지도 자란다고 하지만, 생리적으로 보면 4년생까지가 사람의 도움이 많이 없이도 인삼이 건강하게 잘 자라니까. 50대까지 건실하게 산 사람은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건강도 유지하고 후대에 대한 의무도 마쳐가는 시기이듯이.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인삼, 그 삶이 우리네 삶과 닮아있는 듯한 모습이 너무나도 경이롭지 않은가?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하면서 한민족과 인삼이 서로 동화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인삼은 우리의 건강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서 인간이 인삼을 계속 번식시켜 보존하도록 유도해왔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가? 호랑이와 개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인간의 보호를 받은 개는 엄청난 종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호랑이의 개체수는 동물원에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던가?

- 박기춘

 

먹는 행위가  곧 농사를 짓는 행위이다

-소비자는 공동 생산자다-


 

소 등의 가축을 기르고, 벼와 고추를 재배하는 사람은 농민이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어떤 가축과 작물을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고 얼마나 생산할 지는 농민이 결정하지 않는다. 아니 농민이 결정하지 못한다. 언뜻 보기에는 농업인이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다.


그 예를 들면, 조류 독감 같은 병이 한 번 지나가서 소비자가 닭을 외면하면 닭 소비가 한동안 급격히 줄어든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 닭 농장에서는 닭을 계속 기르지 못할 것이다. 사료값을 충당할 수 없으므로. 포도가 몸에 좋다는 사례가 공중파 방송을 타면 포도 값은 폭등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포도 재배면적은 늘어나게 된다.


공장형 가축 사육과 비료와 농약 과다 사용에 대한 염려로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시장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규모로 형성되었다. 이 시장은 정부나 대기업이 주도해서 만들어진 시장이 아니라 서로의 힘을 모은 소비자와 농업인이 만든 것이다.


유기농은 우리의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농업 생산 활동을 영위해야 인간도 살고 지구도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 운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서 각 나라마다 다른 법의 테두리에 싸여 있지만 말이다.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하는 일은 단순한 먹거리 구입에 머물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의 중요한 가치에 지지를 표명하는 일이다. 농업은 음식 이상의 것들을 많이 생산한다. 유기농 쌀을 구입한다면, 우리 들녘에 더 많은 생물들이 살 수 있게 하고, 가을의 황금 들녘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벼가 심겨져 있는 논 주위의 둑에 제초제가 뿌려져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논들을 보면 무섭고 섬뜩하다. 논 안에 살포된 제초제의 많은 부분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모두 분해되어 남김없이 사라졌다고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러한 풍경도 우리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연 소비자는 알고 있을까?


그리고 지역생산, 지역소비를 주창하는 로컬푸드 운동에 동참하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도 단순히 먹거리 구입 이외에도 많은 여러 가치에 지지를 나타내는 일이다. 농장은 음식 외에도 지역의 경치와 지역 공동체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1989년 로마의 맥도날드 점포 개설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은 지역의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나 식재료를 지지하는 운동이다. 슬로푸드 운동의 지지자들은 산업적 음식에 익숙한 세대에게 그들이 농업인, 농장, 음식이  되는 동식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자 했다. 이 운동의 창시자는 '소비자는 공동 생산자'라는 구호와 함께, '하나의 세계, 하나의 맛' 이라는 패스트푸드의 이상에 대항하여 사람들에게 고장의 전통적 음식을 향유하는 훨씬 더 큰 기쁨을 가르쳐주려 했다. 소비자의 먹는 행위가 풍경과 생물종과 전통 음식의 보존에 공헌한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유기농 자체가 현재는 개혁적인 운동에서 하나의 식품 산업에 흡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우리 농업 활동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운동 사례들이다. 물론 로컬푸드나 슬로푸드를 먹는 데는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생협이나 장터, 직거래 등을 통해서 구입해야 하고, 또 전문 유기농 매장은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많다. 또 원칙을 지키자면 제철 음식만 먹어야 하는 불편도 있다. 그동안 누렸던 산업적 음식의 편리함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 속에서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와 이웃을 생각한다는 자부심, 자손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준다는 생각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권력과 의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 박기춘


 

생물이 살고 있는 토양 어디에나 미소동물이 존재할 수 있다. 토양 미소동물이란 흙에 사는 1mm 전후 크기의 작은 동물로, 주로 깊이 10cm 사이에 주로 서식하는 톡토기, 응애 등을 말한다. 이들 미소동물은 흙을 뒤엎어서 흙을 부드럽게 하거나 토양 구조를 개선하며, 유기물을 섭취하여 직접 분해하거나, 미생물이 분해하기 용이하게 한다.


  토양 미속동물의 대표적인 예로는 톡토기를 들 수 있다. 톡토기는 산림과 논밭 토양에서 가장 흔한 미소동물 중의 하나로서 작물 생육을 도와주는 유기물인 부식질 생산자이다. 대부분의 톡토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썩어 가는 동식물 잔해를 청소하고, 살아 있는 이끼나 지의류, 조류, 균류를 뜯어먹는다. 톡토기는 나무줄기 주위나 움푹 파인 곳에 모여 있어 1제곱미터당 수십만 마리가 쌓여 있기도 한다. 이러한 톡토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흙에 적응하는데, 1~2 mm의 얇은 토층 하나로 톡토기의 모습과 행동이 아주 달라진다. 따라서 토양 환경 관리방법에 따라서 톡토기나 다른 미소동물의 종류, 개체수, 행동양식 등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미소동물은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해서 작물에 양분을 공급하고 토양 물리성을 개선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인삼밭에서 그 역할은 더욱더 확연히 들어난다. 인삼은 다른 작물과는 다른 환경 즉, 해가림 시설 하에서 자라고, 원칙적으로 화학비료가 사용되지 않는 토양 속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이 사항으로 인해 인삼밭 토양생물들의 분포도 일반 토양과 다를 수 있어 인삼 밭의 토양 생물들의 분포와 역할을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인삼과에서는 건전한 생육을 위해 해가림 시설내의 인삼 재배지 토양에서 살고 있는 토양 미소동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인삼밭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톡토기, 응애, 선충 등의 토양 미소동물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인삼을 2~5년간 이식 재배한 인삼밭에서는 평방미터당 톡토기 100~16,000마리, 응애류 800~16,000마리, 선충은 토양 1g당 0.3~5.1마리가 관찰됐다.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토양의 유기물 분해, 병원균 포식, 탄소저장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른 일년생 작물을 재배하는 토양에서는 화학비료 등의 사용으로 단기간의 양분공급이 가능하지만, 인삼은 인삼 산업법에 의해 화학비료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양분은 주로 땅속 생물들의 유기물 분해를 통해 공급된다. 인삼을 수년간 재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양분을 만드는 이들, 토양 미소동물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이유로 인삼 토양에 살고 있는 다양한 토양 미소동물들을 연구하여 인삼을 건전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토양 생물생태를 유지·보전해야 한다. 더불어 이러한 토양 미소동물 연구를 통해 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인삼의 건전한 생육을 저해하는 해충들을 막을 방법을 밝혀낸다면 더욱더 생태적으로 건전한 인삼을 재배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인간만의 노력이 아니라 이들 미소동물과 힘을 합쳐 품질 좋은 인삼을 생산하려는 노력은 우리 생태계를 보전할 뿐만 아니라 최고 품질의 인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길이 될 것이다.

- 박기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