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인삼 선언/인삼은 사람이 아닌 흙이 키운다'에 해당되는 글 1

  1. 2012.03.02 인삼은 사람이 아닌 흙이 키운다

 

 흔히들 사람이 인삼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일반 작물의 경우에는 기후가 그해 농사의 풍작과 흉작을 좌우하기 때문에 하늘이 키운다고도 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삼은 일반 사람들의 생각처럼 사람이 키우는 작물도 하늘이 키우는 작물도 아니다. 이는 우리가 인삼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인삼을 재배를 할 때, 사람은 해가림 시설을 하고 종자를 심거나 모종을 옮겨 심고, 잡초를 뽑고, 병해충의 피해를 막는 등의 일들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이 이런 피상적인 작업을 보고는 인삼은 사람이 키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시각에서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인삼의 입장은 다르다. 일단 한번 옮겨 심겨지거나 종자로 파종된 인삼은 한자리에서 길게는 5년간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봄이 되면 싹이 트고 5월면 꽃이 피고 7월 말이면 맺혀진 종자가 성숙하는 등 다음 여름내 내 무성하게 자라다가 늦가을이 되면 잎이 지고 그 자리에서 깊은 잠에 들어간다. 이렇게 모든 것이 몇 년간 뿌리 내림을 허락하고 있는 흙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 인삼의 입장에서는 인삼 자신을 돌보고 키워주는 이는 흙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누가 인삼을 돌보는가? 물론 사람들이 줄기와 잎의 병해충을 막기 위해 봄부터 몇 달간 인삼을 돌보고 방제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흙이 감싸고 있는 인삼의 뿌리는 사람이 어떻게 관리할 수가 없다. 오직 몇 년 동안 같이 살아 숨쉬는 흙만이 인삼 뿌리를 돌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잎과 줄기는 뿌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불과하다. 그리고 잎과 줄기의 건강함 조차도 흙과 그 속에 있는 뿌리가 많이 좌우한다.


  그래서 사람은 인삼을 키우는 것이 아닌, 흙이 인삼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삼은 화학비료 사용이 금지 되어 있고, 인삼이 자라고 있는 동안에는 흙을 어찌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작물보다 흙의 관리가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래서 인삼을 심기 전에 좋은 퇴비를 흙에 넣고 수단그라스 또는 호밀 등을 재배하며, 수시로 갈아 업는 등의 일을 하여 양질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요즘 흙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체, 흙 관리가 점점 소홀해져 아쉬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쉽고 빠른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자 하는 욕망과 토양 관리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에 대한 현실적 부담, 젊은 농업인의 부족, 흙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지도자의 감소 등의 여러 이유가 흙 관리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현실적인 여건을 외면할 수 없지만, 인삼 재배에서 흙은 우리가 인식을 하든 그렇지 않든 가장 중요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재배자는 이러한 의식을 갖고 흙 관리에 신중을 다하여야한다. 그리고 고품질 인삼생산을 위해 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토양화학성, 토양동물과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